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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광고 건너뛰기 버튼 ‘만지작’ 광고 단가 올려 수익 창출하려는 목적

사진=Cynthia Walker

6일 유튜브가 자사 고객센터 커뮤니티에 ‘광고 조정 간소화 및 개선’이라는 공지를 게재했다. 공지에 따르면 오는 11월부터 각 크리에이터는 자신의 영상에 적용할 광고 형태를 자유롭게 설정할 수 없게 된다. 이에 일각에선 유튜브가 프리미엄 구독자들이 아닌 일반 이용자들의 광고 노출 시간과 빈도를 늘려 광고 수익을 올리려는 시도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유튜브 광고 설정 시스템 변경

11일 미국 IT 전문지 더버지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유튜브는 오는 11월부터 크리에이터들의 △프리롤 광고(영상 재생 전에 등장하는 광고) △포스트롤 광고(영상 재생 후에 등장하는 광고) △건너뛸 수 있는 광고 △건너뛸 수 없는 광고에 대한 개별 선택 권한을 중단할 예정이다. 크리에이터가 막연한 추측을 기반으로 광고 형식을 선택하는 것을 막아 수익을 최적화하겠단 구상이다. 지난해 기준 수익화할 수 있는 90% 이상의 영상에 4가지 광고 형식이 전부 포함돼 있었기 때문에 이번 조치로 크리에이터가 실감하는 변화가 적을 것이라는 게 유튜브 측 설명이다.

이같은 유튜브의 발표는 이용자들의 반발을 불러왔다. 한 이용자는 개인 페이스북 계정에 “유튜브에서 광고를 볼 수밖에 없도록 유도하는 꼴”이라며 “앞으로 모든 영상에는 ‘광고 건너뛰기’를 할 수 없는 30초짜리 광고만 재생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이용자도 “결국 유튜브는 광고 건너뛰기 버튼을 없애려고 하는 것 같다”고 예측하며 “이번 조치는 사실상 유료 서비스인 유튜브 프리미엄에 가입하지 않은 이용자는 강제로 광고를 끝까지 봐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고 전했다.

출처=유튜브 고객센터

광고 건너뛰기 버튼도 건드린 유튜브

유튜브가 광고 관련 설정 변경을 시도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말 유튜브는 일부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광고 영상 오른쪽 하단에 있는 광고 건너뛰기의 버튼 모양을 일시 변경한 바 있다. 기존 사각형이던 버튼을 타원형으로 바꾸고, 글자 크기를 1/3가량 줄였으며, 배경색을 투명하게 만들어 ‘누르기 어렵게’ 만든 것이다. 이에 유튜브 이용자들은 “광고를 끝까지 다 보라는 의미”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5월에는 스마트 TV와 크롬캐스트 등으로 연결된 커넥티드 텔레비전(CTVs) 이용자들을 겨냥해 ‘건너뛸 수 없는’ 30초짜리 광고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해 이용자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잇따른 광고 관련 정책 변경에 업계 관계자들은 “조만간 유튜브가 광고 수익을 늘려 매출을 올릴 시도를 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통상적으로 유튜브는 신규 기능이나 서비스를 도입하기 전 일부 이용자들에게 해당 서비스를 미리 적용해 반응을 살핀 뒤 적용 대상을 넓히는 전략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검색 전문 매체 서치엔진랜드 역시 유튜브가 현재의 광고 시스템을 변경해 수익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분석했으며, 모바일 전문매체 폰아레나도 유튜브에서 근시일 내에 광고 건너뛰기 버튼을 숨길 수 있단 예측을 내놨다.

광고를 둘러싼 IT 업계와 이용자 간의 싸움

한편 일각에선 유튜브가 이용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광고 관련 설정을 지속적으로 건드린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튜브를 대체할 수 있을 만한 플랫폼이 없는 탓에 이용자들이 유튜브 정책에 실망하고 떠나더라도 대안이 없는 상황이란 설명이다. 국내 이용자들만 봐도 영상 중간마다 삽입되는 광고나, 부가세 포함 매달 1만원이 넘는 유튜브 프리미엄 가격에 불만을 표하면서도 유튜브를 이용하는 시간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모바일인덱스가 발표한 ‘국내 이용자 1인당 유튜브 앱 이용시간’에 따르면 월 평균 약 32.9시간을 이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조사에서는 지난 5월 유튜브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총 4,095만1,199명으로 카카오톡에 이어 온라인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이용자들은 유튜브를 떠나는 대신 유튜브의 광고를 우회할 수 있는 응용 프로그램을 사용하기도 한다. AD Jump나 EasyTube와 같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광고 자동 건너뛰기, 광고 부분 자동 음소거, 다음 영상 자동 재생 등의 편법을 쓰는 것이다. 또 나라별로 유튜브 프리미엄 요금제의 가격이 상이한 점을 파고들어 요금제가 저렴한 나라를 모국으로 설정해 결제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광고를 둘러싼 IT 업계와 이용자 간 구도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돈을 받아야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는 기업과 돈을 내지 않고 서비스를 받으려는 소비자들 간의 필연적인 싸움”이라고 정리했다. 이어 “서로 간의 미묘한 선을 지켜야 윈윈할 수 있다”며 “소비자가 지나치게 광고를 배제하거나 기업에서 지나치게 많은 광고를 제공하게 된다면 균형이 깨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아무리 유튜브를 대체할 수 있을 만한 플랫폼이 아직 없다지만 이용자에게 압박을 지속적으로 가할 경우 차선책이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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