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2301001229200053681.jpg

[위기의 K-OTT] 토종 OTT의 고군분투 ⑧ 홍콩에서 얻는 반면교사

현재 한국의 OTT 및 콘텐츠 산업은 홍콩 영화 산업이 몰락하기 전의 상황을 연상시키는 불안한 상황에 처해 있다. 만연한 불법복제물과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가 업계의 수익을 빨아들이고 있지만, 정부는 효과적인 지원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배우들의 출연료가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지 스튜디오는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OTT 플랫폼은 낮은 수익성으로 인해 투자를 주저하고 있다.

한국 영화 산업이 홍콩과 같은 운명을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홍콩의 실수로부터 교훈을 얻고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적응해야 역사의 반복을 막을 수 있다 1980년대와 1990년대에 전성기를 누렸던 홍콩은 “동양의 할리우드”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도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 홍콩 언론계는 1990년대 투자 동결, 해적판 CD의 확산, 스타 배우와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로 인한 업계 공동화 등 세 가지 주요 원인을 쇠퇴의 원인으로 꼽는다.

홍콩 영화 산업의 몰락은 한국의 영화 및 콘텐츠 산업에 귀중한 교훈을 제공한다. 쇠퇴의 근본적인 원인은 1997년 홍콩의 중국 반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사건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불확실성을 야기했고, 영화 산업에도 연쇄 반응을 일으켰다. 또 하나의 이정표는 1989년 천안문 사태다. 사태 발발 이후 홍콩 영화 산업에 대한 투자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자금줄이 마르고 범죄조직 삼합회(三合會)의 영향력이 커졌다.

불법 복제와 불법 스트리밍

불법 복제는 홍콩 영화의 쇠퇴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삼합회는 영화 제작과 해적판 CD 판매를 모두 통제했다. 장기적인 비전 없이 빠르게 자본을 회수하려는 욕망은 무분별한 속편과 유사 작품의 증가로 이어졌고, 이는 홍콩 영화 시장을 왜곡하고 타락시켜 궁극적으로 홍콩 영화 산업의 몰락에 일조했다. 홍콩 영화 산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많은 스타 배우와 감독들이 더 나은 기회를 찾아 할리우드로 떠났다. 이러한 인재 이탈은 업계에 공백을 남겼고, 이는 콘텐츠 품질 저하로 이어져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현재 OTT 콘텐츠 공유 사이트인 누누티비의 MAU(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1,00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높은 수요로 인해 누누티비를 벤치마킹해 만든 ‘ㅇㅇTV’, ‘ㅇㅇ나무’ 등 신규 불법 사이트가 급증하고 있다. 누누티비도 제재하기 힘든데, 새로운 불법 사이트는 계속 생겨나고 있다. OTT 콘텐츠 불법 유통으로 인한 OTT 업계의 피해액은 5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누누티비와 기타 불법 콘텐츠 공유 사이트까지 합치면 피해액은 수조 원에 육박하고, 부가가치와 해외 판권까지 고려하면 그 피해액은 천문학적 수준이다.

2023년의 우리들은 홍콩 영화의 몰락에 한 축으로 불법 복제를 꼽고 있다. 10년 후에는 불법 스트리밍을 한국 영화 산업의 몰락의 원인으로 꼽을 수도 있다. 이러한 미래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 정부와 콘텐츠 제공업체는 효과적인 불법 복제 방지 조치를 시행하고 소비자를 위한 법적 대안을 제공하는 데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를 통해 지적 재산을 보호하고 창작자가 자신의 작업에 대해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여 업계가 지속적으로 미래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재 유출 경계하기

홍콩 영화 산업의 쇠퇴에서 배울 수 있는 또 다른 중요한 교훈은 인재에 대한 투자와 육성의 중요성이다. 홍콩 영화 산업의 쇠퇴는 차세대 영화 제작자와 배우를 육성하는 데 투입될 자원이 크게 부족해지며 더욱 악화되었다. 천안문 사태 이후 홍콩 경제의 모든 분야에서 일어난 것처럼 홍콩 영화 산업도 급격한 투자 위축으로 인해 이른바 ‘돈줄이 말라가는 현상’을 경험했다. 미래가 불투명했던 홍콩 영화 산업에 대한 투자 의지가 불안정해졌기 때문이다. 홍콩 영화 산업 자본의 절반 이상이 대만에서 유입되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 1980년대에 “영웅본색”, “감옥의 바람”, “최가객당” 등 수많은 히트작을 제작했던 시네마시티 영화사가 1991년 갑작스럽게 파산한 직접적인 원인은 갑작스러운 투자 손실이었다.

투자가 줄어들고 시장이 혼란에 빠지면서 상황은 눈덩이처럼 커지기 시작했다. ‘돈줄’이 말라버리면서 영화 제작자들의 여건은 더욱 악화되었다. 1990년대 중후반 홍콩의 영화 잡지는 영화 제작진의 급여가 불과 몇 년 전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다고 보도했다. 스타 배우와 감독들도 비슷한 어려움에 직면했고, 홍콩 영화 산업 쇠퇴의 세 번째 원인인 홍콩 영화 제작자들의 할리우드 탈출로 이어졌다. ‘영웅본색’과 ‘와호장룡’으로 유명한 우삼 감독과 같은 감독들이 가장 먼저 할리우드로 떠났다. 1993년 할리우드 배우 장 클로드 반담 주연의 ‘하드 타겟’을 연출한 후 우삼 감독은 할리우드에 머물렀다. 그 뒤를 이어 임영동, 황지강, 우인태, 탕가위 감독도 홍콩을 떠나 할리우드로 향했다. 성룡, 주윤발, 이연걸, 양자경, 홍금보 등 스타 배우들도 마찬가지였다. 왕가위처럼 다시는 홍콩으로 돌아오지 않은 배우도 있었다.

관객을 끌어들일 스타가 없고 콘텐츠를 제작할 감독이나 제작진이 없으니 관객이 외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콘텐츠의 질은 급격히 떨어졌다. 홍콩 영화 산업은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공식에 집착하게 되었고, 가장 안전한 소재는 ‘이전의 성공 사례’라는 끔찍한 악순환에 갇히게 되었다. 1989년 천안문 광장 학살 사건과 1997년 홍콩의 광범위한 중국 반환과 같은 사건은 홍콩 영화 산업에 이러한 재앙적인 연쇄 반응을 일으켰다. 이처럼 한국 영화 산업의 지속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인재에 투자하고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장과 발전의 기회와 공정한 보상을 제공함으로써 영화 산업은 스타와 영화 제작자를 유지하고 전 세계 관객을 사로잡는 양질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작할 수 있다.

창작자의 자유 지켜주기

홍콩 영화 산업이 침체되면서 많은 제작사가 재정적 지원을 위해 중국 본토와의 협업 및 공동 제작에 눈을 돌렸다. 이러한 전략은 단기적인 이득을 가져올 수 있었지만, 종종 창의적 타협과 홍콩 영화의 고유한 특성을 잃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한국 영화 산업은 콘텐츠의 무결성을 보존하고 고유한 문화적 정체성을 홍보하는 국제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글로벌 파트너와 동등한 조건으로 협력함으로써 한국 영화 산업은 외연을 확장하고 인지도를 높이며 세계 무대에서 콘텐츠의 지속적인 성공을 보장할 수 있다.

홍콩의 검열 강화는 창의성을 억누르고 이야기할 수 있는 스토리의 유형을 제한하는 등 영화 산업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 영화 산업은 현재 홍콩과 같은 수준의 검열에 직면해 있지는 않지만, 창작의 자유를 유지하고 영화 제작자가 다양한 주제와 주제를 탐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창작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한국 정부와 업계 이해관계자들은 문화적 감수성과 사회적 책임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스토리텔링을 장려하는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이는 업계의 혁신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더 많은 관객을 끌어들여 한국 콘텐츠의 장기적인 성공을 보장할 것이다.

K-문화를 이어가기 위해서

한국의 콘텐츠 산업은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적응하고, 인재에 투자하고, 지적 재산을 보호하고, 창작의 자유를 유지하고, 강력한 국제 파트너십을 구축함으로써 홍콩의 경험에서 배우고 한국 콘텐츠의 지속 가능하고 성공적인 미래를 구축할 수 있다. 한국 콘텐츠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한국 콘텐츠 산업은 과거로부터 교훈을 얻고 장기적인 성공을 보장하는 전략적 선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교훈을 마음에 새긴다면 한국 영화 산업은 계속해서 번창하고 전 세계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영화 산업은 창작의 자유를 지키는 것 외에도 지적 재산을 보호하고 혁신의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강력한 저작권법을 시행하고 창작자들이 새롭고 독창적인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한국 영화 산업은 경쟁력을 유지하고 전 세계 관객들에게 한국 영화만의 독특하고 매력적인 매력을 유지할 수 있다. 홍콩 영화 산업이 직면한 함정을 피하고 장기적인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한국 정부와 업계 이해관계자들이 협력하여 한국 영화 산업의 성장과 지속 가능성을 지원하는 정책을 개발하고 실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제작사에 대한 재정적 인센티브 제공, 영화 제작자 지망생을 위한 교육 및 훈련 프로그램 투자, 창의성과 혁신을 촉진하는 동시에 제작자와 소비자 모두의 권리를 보호하는 규제 환경 조성이 요구된다.

홍콩 영화 산업의 붕괴는 번성하는 콘텐츠 산업이 직면할 수 있는 불확실성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사실상 한국의 상황도 홍콩 반환과 같은 극적인 사건이 없을 뿐이지 당시 홍콩 영화계가 몰락하던 흐름을 답습하고있다. 옛 영광을 뒤로 하고 이제 그때 그 시절의 홍콩 영화는 할리우드의 하위 장르가 되었다. 홍콩이 아닌 할리우드에서 배우들은 미국인이 생각하는 홍콩인과 아시아인의 이미지를 연기한다. 양자경과 같은 위대한 중국 배우들이 영화에서 미국 이민자를 연기하고 있는 현실을 80년대 사람들이 상상이나 했을까. 그녀는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지만 영어를 못하는 이민자 역을 맡았다. 20년 후 한국에는 미국인이 생각하는 한국 이미지에 맞춰 연기하며 돈도 벌고 상도 타는 한국 배우들만 남게 될지도 모른다.

Similar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