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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시장 침체기? 4060 신중년의 취향을 읽다

탄탄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소비 주체로 급부상한 4060 신(新)중년 열 명 가운데 아홉 명이 OTT 서비스를 유료 구독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OTT는 넷플릭스였다.

4060 OTT 이용 실태 조사

시니어 소셜벤처 임팩트피플스가 발표한 ‘4060 트렌드 리포트 OTT’에 따르면, 국내 OTT 시장에서 40대 이상 신중년의 91.9%가 OTT 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최초 가입 후 지속해서 OTT를 구독 중인 이용자는 59.8%로 과반을 차지했으며, 해지한 다음 재가입 등을 포함하면 73.2%의 응답자가 현재 OTT 서비스를 이용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는 40세 이상 남녀 42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모든 질문에는 복수 응답이 가능했다.

조사 대상 신중년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OTT 플랫폼은 77.6%로 넷플릭스가 가장 많은 이용률을 보였다. 이어 쿠팡플레이와 티빙이 각각 15.1%의 응답률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웨이브는 14.7%, 디즈니+는 9.1%를 기록했다. 아이지에이웍스가 조사한 지난해 한국 OTT 시장 내 넷플릭스의 점유율이 47%였던 점과 비교하면 신중년 이용자들의 ‘넷플릭스 사랑’은 엄청난 수준이다.

이들이 OTT를 이용하게 된 계기에는 절반이 넘는 응답자(50.4%)가 ‘여가에 무언가를 보고 싶어서’라는 답변을 내놨다. 이는 특정 콘텐츠가 아닌 콘텐츠 소비 자체를 의미한다. ‘특정 콘텐츠를 보기 위해 OTT를 구독한다’는 응답자는 39.2%로, ‘본방송을 못 본 드라마를 보기 위해(39.7%)’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OTT 서비스를 이용 중인 이들에게 현재 구독 중인 OTT를 계속 유지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는 절반 이상의 응답자(56.9%)가 ‘다양한 콘텐츠’를 꼽았다. 이어 ‘최신 작품의 업데이트가 빠르다(34.9%)’,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가 있다(30.2%)’는 답이 이어졌다.

반면 OTT 구독 해지 후 재가입하지 않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의 45%는 ‘비싼 구독료’를 이유로 들었다. 이들은 다시 OTT를 구독한다면 어떤 플랫폼을 이용하겠냐는 질문에 52.4%의 응답자가 넷플릭스를 꼽았다. 이어 디즈니+(26.6%), 티빙(21.5%), 애플TV+(14.5%), 쿠팡플레이(14.5%)를 들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4060이 ‘콘텐츠 소비’ 자체를 목적으로 OTT를 이용했던 처음과 달리 재가입에서는 특정 콘텐츠를 따라 이동한다는 점이다. 재가입하려는 플랫폼을 선택한 기준 중 가장 많은 응답인 39.2%는 ‘화제가 되는 콘텐츠가 있어서’를 답했다. 이어 ‘다양한 콘텐츠(37.6%)’, ‘빠른 신작 업데이트(26.3%)’ 등 순을 보였다.

OTT 플랫폼에서 가장 많이 시청하는 콘텐츠가 무엇인지에 대한 물음에는 62.5%의 응답자가 해외영화를 꼽았다. 이어 국내 드라마(53.9%), 국내 영화(51.7%), 종편·케이블드라마(34.9%) 등 순을 보였다. 시청 빈도는 매일 시청하는 이용자가 25%로 가장 많았다. 이어 ‘주 3회(19.8%)’, ‘주 2회(19%)’ 순이었다.

소비 주체 4060, OTT 잠재 고객으로 주목

이번 조사는 시장 침체기에 접어든 OTT 플랫폼의 새로운 잠재 고객으로 주목받고 있는 4060의 취향을 분석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대한민국의 50대 이상 인구 비율은 이미 30%를 넘었고, 경제적인 여유와 시간적인 여유를 두루 갖춘 데다 사회활동에 적극적 태도를 가진 이들 신중년은 새로운 소비의 주체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주의할 부분은 이처럼 신중년의 OTT 이용이 활발해지는 데 반해 콘텐츠는 소위 ‘MZ세대’만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이다. OTT 플랫폼마다 콘텐츠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4060 이용자가 볼 것이 없어 구독을 해지하거나 플랫폼을 옮기는 데 대한 각성이 필요하단 의미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디지털전환시대 콘텐츠 이용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콘텐츠 다양성이 아쉽다는 의견을 내놓은 응답자 중 가장 많은 연령대는 바로 50대였다. 50대 응답자의 59.5%가 다양한 콘텐츠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다양성에 대한 불만이 가장 낮은 연령대는 10대로, 38.6%였다.

그동안 신중년 이용자를 타깃으로 내세운 콘텐츠는 일일드라마나 트로트 쇼처럼 다소 정형화된 경향을 보였다. 시니어라고 해서 ‘시니어다운’ 콘텐츠만 보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이 가진 고민이나 하고 싶은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 다양하게 선보였으면 하는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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