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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閣下] 11/17 장경태에 속는 與, 한국 정치의 문제를 보여주다

[빅데이터閣下]는 (주)파비의 빅데이터 대시보드에서 ‘대통령’ 키워드를 중심으로 분석한 여론동향을 담았습니다. 당사의 빅데이터 자료는 국내 언론, 인터넷 커뮤니티, 카페, 블로그, 유튜브, 트위터 등에서 일일 주요 키워드를 기반으로 수집된 자료입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1월 12일(현지 시각) 프놈펜 선천성에서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14세 아동의 집을 찾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김건희 여사 봉사활동 사진 두고 ‘빈곤 포르노’라 직격한 野 장경태

김건희 여사가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시아 순방에 동행하는 과정에서 촬영한 봉사활동 사진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오드리 헵번을 따라 했다’는 주장부터 심하게는 김 여사의 사진이 ‘빈곤 포르노’라는 비판마저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제기되면서 정치적 공방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번 공방이 정치적으로 비생산적이며, 여야를 불문하고 주장의 타당성이나 합리성이 철저히 몰각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야말로 ‘문제적 대한민국 정치’다.

11월 16일 ‘대통령’ 연관 키워드 네트워크/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파비에서 독자적으로 분석한 ‘대통령’이라는 키워드에 대한 온라인상 언급량(11/16일자)을 네트워크 그림으로 나타내면 대통령 키워드와 인접한 영역인 푸른색 글씨로 ‘정치’, ‘문제’, ‘대한민국’이라는 키워드가 등장한다. 이를 그냥 늘어놓으면 “대한민국 정치 문제”라는 어구가 되는데 “대한민국 정치가 문제다”, “대한민국의 문제는 정치다”, “정치 문제 많은 대한민국” 등 수많은 활용이 가능하다. 추측건대, 이와 같은 문제의식을 가진 네티즌들이 많기에 온라인상 언급량에 해당 키워드들이 핵심으로 등장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사진=장경태 의원실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의 ‘빈곤 포르노’ 발언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도 지켜보는 유권자들을 참으로 피곤하게 하는 소모적 정쟁에 해당한다. 단도직입적으로 빈곤 포르노라는 말은 장 의원의 주장대로 사전적이며 학술적이지만 알기 어렵지 않은 단어가 맞다. ‘빈곤 포르노’는 기부·모금 캠페인이나 미디어에서 빈곤을 자극적으로 묘사해 대중들로 하여금 동정심을 불러일으켜 모금, 지지 등을 유도하기 위한 사진·영상물을 말한다. 장 의원의 주장대로 “인터넷 검색 한 번이면 무슨 뜻인지 알 수 있는 대명사‘에 가까운 것이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치열하게 토론하고 고민해봐야 되는 용어”라며 장 의원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견해를 내놓았다. 실제로 이 전 대표와 장 의원은 서로 간의 친분이 돈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경태는 어쩌면 의도적일지도?

문제는 이 단어를 공개석상에서 썼을 때 드는 청자의 직관적인 인상이다. ‘포르노’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빈곤 포르노라는 어휘가 다소 생소하기에, 포르노 부분만 듣게 되고 이는 김 여사에 대한 지나친 음해성 발언으로 인식되기 마련이다. 특히 ‘쥴리 논란’등이 있었던 김 여사를 억지로 깎아내리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인상마저 심어 준다. 장 의원을 두고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자질이 떨어진다”고 지적했지만, 사실 장 의원은 조 의원이 매번 비판해온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아니라 서울 동대문을 지역의 지역구 의원에 해당한다. 대중의 표를 득해 당선된 선출직이라는 뜻이다. 대중의 일반적인 인식체계나 정서를 평소 자신이 흙수저 출신이라고 강조하는 장 의원이 모르고 썼을 리가 없다. 다분히 장 의원이 논란을 겨냥하고 발언한 것에 가깝다고 추론된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1월 12일(현지 시각) 프놈펜 선천성에서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14세 아동의 집을 찾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그러나 장 의원의 발언을 두고 “여성에 대한 희롱”이라고 주장하는 여당의 주장도 무리수다. 분명 빈곤 포르노라는 개념을 아는 사람에게는 해당 표현이 전혀 거북하지 않았을 것인데 대다수의 국민이 그 개념을 모르면 성희롱이 되고 개념을 알면 성희롱이 아닌 것이 된다는 모순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결국 장 의원의 주장대로 당사자인 김건희 여사가 기분이 나쁘면 사죄를 해야 하는 사안이고, 그렇지 않다면 그냥 넘어가야 할 사안인 것이다.

결국 장 의원은 교묘한 정치적 술책을 썼고 집권 여당이 이에 논리적 오류를 범하면서 부화뇌동하고 있으며, 전직 여당 대표는 아무리 친한 지인이라지만 타당 정치인의 주장에 당론과 다르게 동조하고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사실 중요한 사안도, 정책적 이슈도 아니고 단지 여당의 최고위원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시키기 위해 한 계산적 발언에 전 정치권이 매달려 동력을 소모하고 있다는 것은 한국 정치 현실이 참으로 후진적임을 드러내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발언에 대한 공방보다는 정책에 대한 공방이 필요한 것이 작금의 ‘문제적 한국 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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