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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 해외 매각설, 사실상 우회 상장?

쿠팡과 함께 소셜커머스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던 티몬이 동남아시아의 이커머스 업체인 큐텐(Qoo10)에 지분교환 방식으로 매각된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사실상 우회상장?

26일, 업계에 따르면, G마켓 창업자인 구영배 대표가 이끌고 있는 큐텐에서 인수 제의를 해 왔고, 큐텐의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 지분과 티몬의 대주주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엥커PE),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보유한 티몬 지분 81.74%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거래될 것으로 보인다. 잔여 티몬 지분은 PSA컨소시엄 (티몬글로벌)이 보유하고 있다. 지분 교환 후 큐텐이 일부 현금 지급을 하는 ‘지분+α’ 방식으로 알려졌으나, 자세한 거래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다. 티몬 관계자는 “자세한 계약 조건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지분 교환 대상인 큐익스프레스의 2020년 매출은 1,500억원 규모로, 현재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며,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심사를 받고 있다.

앵커PE와 KKR은 사실상 우회상장으로 이번 매각을 바라보고 있다.

큐텐은 G마켓을 창업했던 구영배 대표와 이베이가 합작해서 세운 회사다. 구 대표는 2008년 G마켓 매각 당시, 이베이 측에서 최대 10년간 한국에서 이커머스 사업을 하지 않겠다는 경업금지 조항에 동의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10년이 지난 만큼, 이번 인수를 통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판도를 뒤흔드는 새로운 도전이 있을지 업계 관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티몬, 성장세 꺾인 후 실적 부진 이어져

2010년, 쿠팡, 위메프 등과 함께 국내 최초의 소셜커머스 ‘티켓몬스터’로 이름을 처음 알린 티몬은 초창기 소셜커머스 3사로 주목을 받았으나, 이후 소셜커머스가 쇠퇴하고 이커머스 전반으로 확장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유사한 어려움을 겪던 쿠팡이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의 통 큰 투자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간 반면, 2016년즈음부터는 티몬과 위메프 모두 성장보다는 생존에 초점을 맞춘 전략으로 전환했다는 것이 이커머스 업계 관련자들의 반응이다. 11번가, 지마켓 등이 최소 월 10억원 이상의 광고비를 쓰던 시절에 티몬, 위메프는 연말 기간 등의 특정 시즌이 아니면 지갑을 열지 않았다는 것이 광고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기도 하다.

실제로 2019년 1,757억원이었던 티몬의 연간 매출액은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에 1,512억원으로 줄었고, 2021년에는 1,290억원으로 계속된 감소세를 이어갔다. 영업적자는 2019년부터 매년 763억원, 631억원, 760억원으로 영업적자를 줄이는데 실패했다.

2019년 한 차례 매각 시도

지난 2019년에 롯데에 매각시도가 있었으나, 당시 1조 이상을 요구한 롯데그룹에 앵커PE와 KKR는 그 이상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업계에서 예상하는 티몬의 기업가치는 약 2,000억원 정도다.

쿠팡, 워메프, 티몬 소셜 3사가 이커머스 기업으로 탈바꿈을 시도하던 2015년, 앵커PE와 KKR은 티몬 지분 59%를 약 3,8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유상증자 등을 통해 지분율을 98.4%까지 늘리며 매각 시도 및 상장 계획까지 있었으나, 잇단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성장세가 꺾이면서 저가 매각 수준을 밟게될 것으로 보인다.

사모펀드 업계 관계자는, “2015년 티몬에 합류한 고위직 직원들 중에는 2조원 이상을 바라보고 스톡옵션을 받은 분들도 있지만, 이미 2019년 매각을 시도하던 무렵에는 거의 대부분 회사를 떠난 상태”라고 전했다.

티몬 자체 오리지널 웹예능 ‘찐최종.pptx’ <출처=티몬>

콘텐츠 커머스로 새로운 시도 중

경영이 어려워지며 사업 방향을 전환한 티몬은 지난해 피키캐스트 창업자인 장윤석 대표를 영입해 콘텐츠 커머스 사업에 뛰어들었다. 피키캐스트에서 콘텐츠 비지니스에 두각을 드러냈던 장 대표의 역량을 활용해, 라이브 커머스, T-커머스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콘텐츠 기반 커머스 사업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도전이었다.

실제로 광고천재 신드롬, 잘사는 레시피, 찐최종.pptx 등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계속 선보이며 주요 콘텐츠 플랫폼과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살아나는 모습이다.

올 1분기 매출은 전년대비 19% 증가했고, 월별 추이로 따져봐도 1월부터 3월까지 매월 10%, 20%, 20%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획 상품과 콘텐츠 커머스 결합형 서비스에서의 성과로 성장세로 돌아섰고, 장 대표의 ‘이커머스 3.0’ 비전이 가시적인 결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 티몬 측의 주장이다.

한편 큐텐은 티몬과 함께 인터파크도 인수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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